SK 최태원이 광주를 택한 이유,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인프라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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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소식과 데이터센터 기업의 상장 철회가 같은 날 겹쳤습니다. 데이터센터 전문기업 퍼머스는 호주 증시 상장을 철회했고 , 같은 날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광주 부지를 직접 둘러봤습니다. 돈이 빠지는 쪽과 땅을 보는 쪽이 같은 날이었던 셈입니다. 한쪽은 투자 심리가 식는 신호이고 다른 한쪽은 국내 생산기지가 움직이는 신호라서, 이렇게 섞여 있으면 들어갈 때인지 기다릴 때인지 판단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망을 먼저 맞히려 하기보다, 지금 당장 확인할 수 있는 것부터 짚어보겠습니다. 방향이 반대인 두 사건이라 더 눈에 띄는데, 공급망을 보는 분이라면 이 둘을 꼭 같이 봐야 합니다.

클러스터 조성 순서
클러스터 조성 순서

어제 겹친 두 장면 — 광주와 호주

최태원 회장의 광주 방문

어제 오후, 최태원 회장이 광주 부지를 둘러봤습니다. 그 자리에서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회장이 직접 현장에 갔다는 점, 대상이 호남권이라는 점, ‘속도감 있게’라는 표현이 들어갔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합니다. 부지를 보러 가는 일정은 검토가 꽤 진행된 다음에 잡히는 경우가 많고, 실무선에서 끝날 일을 회장이 직접 가지는 않습니다. 검토하겠다와 추진하겠다는 무게가 다르고, 이 발언은 일정이 생겼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지역이 어디냐에 따라 협력사 풀이 완전히 달라지는 만큼, 호남권 중소기업에는 거리라는 조건이 바뀌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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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머스 상장 철회가 보여주는 것

같은 날 저녁, 데이터센터 전문기업 퍼머스가 호주 증시 상장을 철회했다고 보도됐습니다. 엔비디아 후광을 받던 회사인데도 상장이 좌절된 사례로, AI 인프라 투자가 과열됐다는 우려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다만 수요가 식었다는 뜻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엔비디아는 같은 날 대규모 모델 학습 기술을 공개했습니다. 메가트론 코어는 엔비디아의 대규모 학습 도구로, 사전학습을 비트 단위까지 똑같이 재현하는 방법입니다. 학습을 반복해도 결과가 어긋나지 않게 하는 기술로, 현장이 아직 바쁘다는 증거로 볼 수 있습니다. 공장을 세우는 이야기와 돈을 모으는 이야기는 속도가 다른 두 흐름이 겹친 것일 뿐, 같은 사건으로 묶을 필요는 없습니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공급망은 어떻게 바뀌나

거리, 인력, 자금

호남권에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가면 공급망 반경이 바뀝니다. 소재나 부품은 거리가 곧 단가이고, 트럭이 하루 두 번 갈 수 있는 거리인지 아닌지가 갈립니다. 거리가 줄면 재고를 덜 쌓아도 되고, 창고 임대료가 운송비로 바뀌는 셈입니다. 이건 중소기업 쪽에 특히 크게 작용하는 변화입니다.

거리·재고·단가 흐름
거리·재고·단가 흐름

둘째는 일자리와 인력입니다. 공장이 들어가면 사람이 먼저 부족해지는데, 장비 엔지니어 쪽이 먼저 빠듯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채용 공고를 올려도 석 달은 걸리기 때문에 인력은 돈으로 바로 메우기 어렵고, 지금부터 사람 쪽을 보는 게 낫습니다. 이 부분은 아직 지켜봐야 하는 변화입니다.

셋째는 자금입니다. 퍼머스 사례는 인프라 자금이 까다로워졌다는 신호입니다. 계획과 집행 사이에 시차가 생길 수 있고, 이 시차는 준비할 시간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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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이 지금 해야 할 세 가지

지금 할 일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광주와 호남권으로 내부 지도를 한 장 만드는 것입니다. 회사 이름이 아니라 거리, 이동 시간, 기존 납품 이력을 적으면 회의에서 바로 쓸 수 있습니다. 둘째, 제안서를 미리 한 장 써 두는 것입니다. 클러스터는 부지, 전력, 용수, 협력사 선정이 순서대로 열리는데, 이건 아파트 분양과 비슷합니다. 모델하우스가 열린 뒤에 알아보면 번호표가 이미 다 나가 있는 것처럼, 협력사 명단도 조용히 먼저 채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수주를 따는 구간이 아니라 자료를 미리 만들어 두는 구간입니다. 셋째, 투자 심사라면 발표 일정보다 실제 자금 집행을 보는 것입니다. 땅을 보러 간 것과 돈이 들어온 것은 다른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순서로 보면 먼저 알고, 다음에 준비하고, 마지막에 제안하는 쪽이 낫습니다. 순서를 바꿔서 제안부터 서두르면 비용만 먼저 나가게 됩니다.

지역 설명회와 협력사 공고를 달력에 넣어 두고 분기마다 한 번씩 확인하면 충분합니다. 달력에 넣어 두지 않으면 결국 잊어버리기 쉽습니다. 다만 과장해서 말할 단계는 아닙니다. 어제 나온 것은 현장 방문과 발언입니다. 착공도 계약도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단계에서의 준비가 결국 차이를 만든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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